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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히 놀면서 풍류로 세월을 보내는 / 다산 정약용 목민심서의 율기육조 중 제1조 칙궁(飭躬) - 마지막 편

정약용의 목민심서 전문/율기6조(완료)

by 수집쟁이 2020. 10. 12.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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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기육조(律己六條) 중 제1조 칙궁(몸가짐을 단정히 함), 마지막 편

 

다산 정약용 목민심서의 율기육조 중 제1조 칙궁(飭躬) - 마지막 편, 선비란
자고로 선비란, 바른 몸가짐을 가진 사람을 말한다.

 

먼저 읽으면 좋은 글들

 

 

燕遊般樂 匪民攸悅 莫如端居而不動也

연유반락 비민유열 막여단거이부동야

 

해석

   한가히 놀면서 풍류로 세월을 보내는 일을 백성들이 좋아하지 않으니, 단정하게 앉아서 움직이지 않는 것만 못하다.

 

해설

   한 나라 주박이 전후 세 번이나 현령이 되었는데, 청렴 검소하여 주색과 놀이를 즐기지 않았다. 미천하던 시절로부터 부귀한 지위에 오른 뒤에도 식사는 두 가지 고기를 차리지 않았고, 상 위에는 음식이 세 그릇을 넘지 않았으며, 밤늦게 잠자고 아침 일찍 일어나므로 부인이 그의 얼굴을 대하는 일이 드물었다.

  조선 영조 때 사람 판서 정상순이 평안감사가 되었다가 2년만에 갈렸는데, 끝내 연광정에 올라가 보지 않고 돌아왔는데 평소 집에 있을 때에도 그의 도움을 받고서야 끼니를 이을 수 있는 집이 40여 호나 되었다. 아우가 목에 병이 나서 의원이 뱀 회를 먹게 하자, 공이 먼저 먹으면서 권했다.

  “맛이 정말 좋구나. 너도 먹어 보아라.”

 

주석

  • 연유반락: 한가로이 놀고 풍류를 즐김. 
  • 단거이부동: 단정히 앉아서 움직이지 않음.

 

 

治理 旣成 衆心旣樂 風流賁飾 與民偕樂 亦前輩之盛事也

치리 기성 중심기락 풍류분식 여민개락 역전배지성사야

 

해석

   다스림이 이미 이루어지고 대중의 마음도 이미 즐거워하면 풍류를 꾸며서 백성들과 함께 즐기는 것도 선비들의 성대한 일이었다.

 

해설

   송 나라 황간이 안경부의 수령으로 있을 때 치적이 이루어졌는데, 마침 정월 보름날에 등불놀이를 벌이니 사민들이 늙은이는 부축하고 어린아이는 손을 잡고 오가는 자가 끊이지 않았다.

  1백세 된 한 노파가 있었다. 두 아들이 가마로 모시고 손자들이 그 뒤를 따라 관아로 와서 사례하였다. 황간이 예로 대우하며 술과 안주를 준비하게 하고 금과 비단을 주어 위로하니 노파가 사양하면서 말했다.

  “이 늙은 사람이 온 것은 온 고을의 백성들을 위해 감사드리려 함이지 태수께서 주시는 것을 바라서가 아닙니다.”

  강진의 수령에게 사랑하는 기생이 있었는데, 연등놀이를 보고 싶어하므로 사월초파일에 성안에 영을 내려 등불을 켜도록 하되, 등의 장대 길이가 높은 자에게 상을 주기로 하였다. 그러자 아전들과 군교들이 포구로 나가서 배 안의 돛대를 모조리 빼앗으니 섬 백성들이 어장으로 나가려면 잠시도 지체할 수 없으므로 돈으로 이를 대신 납부하였다. 그리하여 배 1척에 모두 2백 전씩을 내놓게 되니 원성이 바다에 가득하였다. 그러므로 수령의 한 번 행동은 어렵다는 것이다.

 

주석

  • 분식: 꾸밈. 장식함. 
  • 여민개락: 백성들과 함께 즐김. 
  • 성사: 성대한 일. 훌륭한 일.

 

 

簡其騶率 溫其顔色 以詢以訪 則民無不悅矣

간기추졸 온기안색 이순이방 즉민무불열의

 

해석

   따르는 사람을 간략하게 하고 얼굴빛을 부드럽게 하여 민정을 묻는다면 좋아하지 않을 사람이 없을 것이다.

 

해설

   조선 숙종 때 사람 박세량이 신창현감으로 있을 때에 매사가 간략하였다. 관아에 들 때도 북, 피리 소리가 없었고, 밖에 나갈 때에도 호위하는 하인이 없었으며, 병이 날 때가 아니면 여러 가지 반찬을 먹지 않았고, 아주 더울 때가 아니면 일산을 받지 않았다. 매양 농사철이 되면 이속들이 농사일 보러 가는 것을 다 들어주어 관아를 지키는 자는 겨우 몇 사람뿐이었고, 땔나무 같은 것은 종들을 시켜서 마련하게 하였다. 틈이 나면 두건에 편복 차림으로 지팡이를 짚고 거닐었는데 때로는 백성들이 그를 알아보지 못하였다.

  조선 영조 때 사람 유의가 홍주목사로 있을 때 조랑말 한 필에 종 둘을 데리고 야외로 순행하다가 들밥을 가지고 가는 아낙네를 만나면 밥보자기를 벗겨 보아 나물반찬이 보잘 것 없으면 그 게으름을 나무라고, 반찬이 너무 많으면 그 지나침을 나무라니 백성들이 크게 기뻐하였다.

 

주석

  • 추졸: 뒤따르는 사람이나 말몰이꾼. 
  • 이순이방: 방문하여 자문함.

 

다산 정약용 목민심서의 율기육조 중 제1조 칙궁(飭躬) - 마지막 편, 선비는 마음의 평화를 가진 사람
인도에 있는 '평화의 다리'

 

 

政堂有讀書聲 斯可謂 之淸士也

정당유독서성 사가위 지청사야

 

해석

   정당에서 글 읽는 소리가 나면 이는 청렴한 선비라 할 수 있다.

 

해설

   임금은 정무가 지극히 번거로워도 오히려 날마다 경연에 나오고자 하는 것은 성현의 격언을 폐부 속에 스며들게 하여 이를 정치에 펴면 그 이익됨이 많기 때문이다. 수령도 공사의 여가에 ‘서경’, ‘논어’, ‘중용’, ‘대학’, ‘송명신록’, ‘자경편’등을 항상 외우도록 해야 한다.

  조선 인조 때 사람 완평부원군 이원익이 말하였다.

  “나는 평상시에는 책보기를 좋아하지만 벼슬에 있게 될 때에는 책을 묶어서 책장에 넣어 두고 밤낮으로 공사에만 마음을 썼다. 요즈음 사람들은 수령으로 나가서도 책을 책대로 읽으니, 이는 내 재주로서는 따라갈 수 없는 일이다.”

  조선 정조 때 무신 원영주가 장흥부사로 있을 적에 판서 권엄이 그 때 감사로 있으면서 그의 치적을 상등 성적으로 매겨 올리기를,

  “관아에서 글을 읽습니다.” 

하였더니, 정조께서 낮은 등급에 두도록 명하였다.

  글만 읽고 일을 처리하지 않는 자는 참으로 낮은 등급을 매겨야 하겠지만, 내가 말하는 것은 때때로 성현의 책을 한두 장씩을 읽고 그것이 마음속에 젖어 들게 하여 착한 마음이 느껴서 일어나게 하려는 것뿐이다.

 

 

 

若夫아時賭棋 委政下吏者 大不可也

약부아시도기 위정하리자 대불가야

 

해석

   만약 시를 읊조리고 바둑이나 두면서 정사를 아래 아전들에게 맡겨 두는 것은 크게 옳지 못하다.

 

해설

   조선 성종 때 유호인이 부모 봉양하기를 청하여 산음현감이 되었다. 영남의 감사가 임금에게 하직을 고하니, 임금이 불러 보시면서,

  “나의 친구 유호인이 산음현감으로 임명되었으니, 경은 그를 잘 보살펴 주도록 하라.”

하였다. 그러나 그 감사는 마침내 유호인이 백성의 괴로움을 돌보지 않고 시만 읊조리고 있다 하여 파면시켰다.

  조선 중종 때 사람 김현성이 여러 차례 주군을 맡아 다스렸는데, 깨끗하게 직무에 봉사하여 청렴한 명성이 세상에 드러났다. 그러나 성품이 매우 소탈하고 담백하여 사무 처리에 익숙하지 못하고 죄인 다스리는 것을 일삼지 않고서 담담하게 관아에 앉아서 종일토록 시만 읊조렸다. 말하기 좋아하는 자들이 그를 두고 이렇게 비웃었다.

  “김현성은 백성들을 자신처럼 아끼는데도 온 경내가  원망하고, 털끝만큼도 침범하는 일이 없는데도 관고는 바닥이 났다.”

 

주석

  • 약부: 그. 대저의 뜻. 
  • 아시: 시를 읊음. 
  • 도기: 도박이나 장기. 
  • 위정: 정사를 위임함.

 

 

循例省事務 持大體 亦或一道 唯時淸俗淳 位高名重者 乃可爲也

순례생사무 지대체 도역일도 유시청속순 위고명중자 내가위야

 

해석

   전례에 따라 사무를 줄이고 대체를 힘써 지키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그러나 시대의 풍속이 맑고 순후하며 지위도 높고 명망도 두터운 사람이라야 그렇게 할 수 있다.

 

해설

   한 나라 급암이 동해태수로 있을 적에 백성을 다스리되 맑고 깨끗한 것을 좋아하여 보좌관을 골라 일을 맡기고 다스림은 대체만을 살필 뿐이요, 조금도 까다롭게 하지 않았다. 급암은 병이 잦아서 내아에 누워 나가지를 않았어도 한 해 남짓 지나자 동해가 잘 다스려졌다.

  당 나라 육상선이 포주를 다스리게 되었는데, 일찍이 이렇게 말하였다.

  “천하에는 본래 일이 없는데 못난 사람들이 요란스럽게 만들  따름이다. 참으로 그 근원을 맑게 하면 일이 간략하지 않음을 어찌 걱정하랴.”

 

주석

  • 순례: 전례를 따름. 
  • 대체: 큰 일. 대강. 
  • 시청속순: 그 시대의 풍속이 맑고 순박함.  
  • 위고명중: 지위가 높고 이름이 알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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