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기육조 중 제2조 청심(淸心, 마음을 깨끗이 함)
목차
해석
청렴은 수령의 기본 임무로, 모든 선의 근원이요 모들 덕의 근본이니, 청렴하지 않고서 수령 노릇을 할 수 있는 자는 없다.
해설
‘상산록’에 이렇게 말하였다.
“청렴에 세 등급이 있다. 최상은 봉급 외에는 아무 것도 먹지 않고, 먹고 남는 것이 있더라도 가지고 돌아가지 않으며, 임기를 마치고 돌아가는 날에는 한 필의 말로 아무 것도 지닌 것 없이 떠나는 것이니, 이것이 옛날의 이른바 염리라는 것이다. 그 다음은 봉급 외에 명분이 바른 것은 먹고 바르지 않은 것은 먹지 않으며, 먹고 남는 것이 있으면 집으로 보내는 것이니, 이것이 중고의 이른바 염리라는 것이다. 최하로는 이미 규례가 된 것은 명분이 바르지 않더라도 먹되 아직 규례가 되지 않은 것은 자신이 먼저 시작하지 않으며, 향임의 자리를 팔지 않고, 재감을 훔쳐 먹거나 곡식을 농간하지 않고, 송사와 옥사를 돈을 받고 처리하지 않으며, 세금을 더 부과하여 남는 것을 착복하지 않는 것이니, 이것이 오늘날의 이른바 염리라는 것이다.”
명 나라 충의공 산운은 청렴 정직함이 비할 데 없었다. 정뢰라는 늙은 종이 있었는데, 성품이 강직하여 바른 말을 잘하였다. 공이 그에게 묻기를,
“세상에서 장군이 되면 탐욕해도 탓하지 않는다고 말하는데 나 역시 탐해도 되겠는가?”
하니, 정뢰가,
“공이 처음 도임하셨으니 마치 깨끗하게 새로 지은 흰 도포 같은데, 한 점 먹물로 더럽히면 끝내 씻을 수가 없을 것입니다.”
하였다. 공이 또 묻기를,
“사람들이, 지방 오랑캐들이 보내 오는 선물을 받아 주지 않으면 저들이 반드시 의심을 품고 성낼 것이라고 하는데 어찌하면 좋겠느냐?”
하니, 정뢰가,
“벼슬에 있으면서 재물을 탐하면 조정에서 중한 벌이 있을 것인데, 조정을 두려워하지 않고서 도리어 오랑캐를 두려워하겠습니까?”
하니, 공이 웃으면서 그 말을 받아들였다. 그 후, 광서 지방을 진무한 지 10년이 되도록 청렴한 지조는 끝내 변하지 않았다.
해석
청렴은 천하의 큰 장사와 같기 때문에 크게 탐하는 자는 반드시 청렴하려 한다. 사람이 청렴하지 않은 것은 그 지혜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해설
송 나라의 농부가 밭갈이를 하다가 옥을 얻었는데, 이를 사성인 자한에게 바쳤더니 그는 받지 않았다. 농부가 청하기를,
“이것은 저의 보배이니 받으소서.”
하니, 자한은 이렇게 말하였다.
“그대는 옥을 보배로 삼고 나는 받지 않는 것을 보배로 삼으니, 내가 받는다면 그대와 내가 모두 보배를 잃는 셈이다.”
공의휴란 사람이 노 나라 정승으로 있을 적에 어떤 손이 물고기를 선물하였는데 받지 않았다. 그 손이 말하기를,
“당신이 물고기를 즐긴다고 해서 선물하는 것인데 왜 받지 않으십니까?”
하니 , 공의휴는 이렇게 말했다.
“물고기를 즐기기 때문에 받지 않소. 이제 재상이 되었으니 스스로 물고기를 마련해 먹을 수 있는데, 지금 물고기를 받다가 면직당하면 다시 누가 내게 물고기를 주겠소. 그래서 받지 않는 것이오.”
해석
그러므로 예로부터 지혜가 깊은 선비는 청렴을 교훈으로 삼고, 탐욕을 경계하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
해설
송 나라 개거원이 현량이 되어 비단을 사면서, 손수 잣대로 재니 여종이 병풍 사이로 엿보고 미워하여,
“뜻밖에 오늘날 비단 흥정하는 상전을 섬기게 되었구나.”
하고는 떠나기를 청하여, 만류했으나 듣지 않았다. 요즈음 한 현령이 정당에서 손수 베를 자로 재었다 하니, 어느 시대인들 개거원 같은 자가 없겠는가.
명 나라 석박이 관직을 역임한 지 40여 년이나 되었지만 청렴하고 깨끗함이 한결같았다. 하루는 고향 사람 중에 벼슬자리에 있다가 돌아온 자가 있어서 석박이 인사를 갔더니, 그 집 책상 위에 은그릇과 10여 개의 금 술잔이 진열되어 있었다. 석박이 물었다.
“네가 벼슬한 지 몇 년이 되는가?”
“3년을 채우지 못하였습니다.”
“어찌하여 돌아왔는가?”
“고약한 백성이 나의 탐욕을 고발하여 직책을 빼앗겼습니다.”
그러자 석박은 옷자락을 떨치고 나오면서 말했다.
“슬프다. 내가 네 죄를 다스렸다면 어찌 돌아올 수 있었겠는가?”
해석
수령이 청렴하지 않으면 백성들은 그를 도적으로 지목하여 마을을 지날 때는 더럽게 욕하는 소리가 드높을 것이니 역시 수치스러운 일이다.
해설
고려 때 나득황이 백성들을 수탈하여 세금을 긁어모아 최항에게 아첨하여 제주부사가 되었다. 그 전에 송소가 제주의 수령으로 있다가 횡령죄를 지어 면직되었는데 나득황이 그 뒤에 부임하니, 사람들이 말하였다.
“제주가 전에는 작은 도적을 겪었는데 이제 큰 도적을 만났구나.”
주석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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